#엄마의삶 #나도소중해 #육아에세이 #일상기록 #결혼전후 #나를찾는시간4 저녁 밥 밥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많이 쓰리라고는 상상도 생각도 하지 않았다.배고프지도 않은데 나의 할머닌 매번 밥상을 차려 놓고 나를 부르셨는데 그때마다 나는 그 고마움도 모르고 안먹겠다 했다.나는 식욕이 별로 없어서 밥을 잘 안먹었다.먹고 싶은 것도 없었고. 먹는 방법도 몰랐고 그래서 한국인들만 쓴다는 인삿말 "언제 밥 한번 먹자 소리"도 안하는 정없는 사람이 됐다.그랬던 내가 주부가 되니 밥이랑은 떼어 낼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점심을 먹으면서 저녁 메뉴를 고민하고 저녁을 지으면서 내일 걱정이다.지금도 밥해야 하는데 하기가 싫은 모양이다.이렇게 마음 잡고 쓰던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휴먼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니마니 걱정들이 많다지. 나는 기꺼이 내 요리하는 주부의 자리를 빼앗겨 줄 의향이 있는데.. 2026. 4. 27. 마음같이 안되는 일들 2년 전,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창업 교육장에서 나는 처음으로 'AI'라는 단어를 만났다. '챗지피티'를 '챗지티피'라고 발음할 정도로 문외한이었지만, 무언가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밤을 새워 공부했다. 민간 자격증이라는 게 정말 의미가 있을까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배운 게 아까워 악착같이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 그때의 내 목표는 소박하면서도 절실했다. 블로그에 애드센스를 달아 단돈 얼마라도 수익을 내는 것이 하루 두세시간 투자로 수익이 가능한 일이었다.주부의 삶은 역설적이다. 시간은 많은 것 같은데 정작 '내 시간'은 없다. 더군다나 나는 새벽부터 밭으로 나가야 하는 농부다. 낮에는 살림이 기다리고, 저녁이면 시어머니와 함께 두 세 시간씩 이어지는 긴 저녁 식사를 가진다. 빨리 저녁시간이 끝나야.. 2026. 4. 20. 불공평한일 아이가 하굣길에 숙제가 있다며 투덜댄다.늘 하던 숙제인데, 같은 반 친구는 열외가 됐다는 게 적잖이 억울한 모양이다. 집에 오는 내내 그 이야기다. 한 마디 할 때마다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몸이 조금 불편한 아이라서 그런 거 아니겠냐 했더니, 그러면 쉬어가며 하면 되지 않느냐며 — 이건 차별이란다. 틀린 말도 아니어서 잠깐 할 말을 잃었다.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계속 억울해할 것 같아서 "엄마도 안 해도 되는 숙제를 매일 같이 앉아서 해주지 않느냐, 엄마 입장에서는 억울하지 않겠어?!" 했더니, 그건 엄마니까 당연한 거란다.당연한 것과 당연하지 않은 것의 기준이 자기한테 참 편리하게 나뉘어 있다. 도대체 뭐가 공평이고 뭐가 불공평인지.ㅋㅋ피식 웃다가도, 문득 생각이 길어진다.사실 아이의 말이 완전히 틀린 .. 2026. 4. 16. 연의 에세이 1.나도 소중해 나는 엄마라는 삶이 참 좋다. 나처럼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누군가의 엄마, 아내, 딸"같은 타이틀은 나를 숨기기에 더없이 완벽한 외투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 그늘 아래 숨어 지내는 것이 내심 편안했다. 하지만 그 평온한 바람막이 속에서도 마음이 요동치는 순간들이 있다. 아침마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깨울 때면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안쓰러움과 미안함이 먼저 앞선다. 초등학교 고학년에 되어가는데 간단한 받아쓰기조차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겨우 문장 두 개를 써보라고 할때도 안쓰러움은 계속된다. 하기 싫은 마음에 울음을 터뜨리면, 마음이 약해지지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마냥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속이 타들어 간다. 식사 시간은 또 어떻고, 제때 먹지 않아 억지로 먹이는 게 .. 2026.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