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창업 교육장에서 나는 처음으로 'AI'라는 단어를 만났다. '챗지피티'를 '챗지티피'라고 발음할 정도로 문외한이었지만, 무언가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밤을 새워 공부했다. 민간 자격증이라는 게 정말 의미가 있을까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배운 게 아까워 악착같이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 그때의 내 목표는 소박하면서도 절실했다. 블로그에 애드센스를 달아 단돈 얼마라도 수익을 내는 것이 하루 두세시간 투자로 수익이 가능한 일이었다.
주부의 삶은 역설적이다. 시간은 많은 것 같은데 정작 '내 시간'은 없다. 더군다나 나는 새벽부터 밭으로 나가야 하는 농부다. 낮에는 살림이 기다리고, 저녁이면 시어머니와 함께 두 세 시간씩 이어지는 긴 저녁 식사를 가진다. 빨리 저녁시간이 끝나야 아이들 씻기고 설거지하고 공부봐주는데...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일상을 공유하는 그 시간은 소중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조급하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도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는 누워서 할 수 있으니까 이것만큼 좋은 시스템이 없다.
그렇게 몇번의 실패는 했지만 교육생중에 1등으로 애드센스를 등록할 수 있었다. 이제 월천은 금방이다 했는데!!
현실은 냉혹했다. 2년이 지난 지금, 꾸준히 글을 쓰지 못한 내 애드센스 수익은 고작 7달러가 채 되지 않았다.
이 금액은 출금도 할 수 없는 금액이다. 하지만 인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수익화에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쌓인 지식은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자산이 되어 있었다.
작년에는 교육 현장에서 보조강사로 활동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고, 올해는 우연한 기회에 시니어 대상 컴퓨터 수업의 주 강사 자리를 맡게 되었다.사실 전에 하시던 강사님이 사정상 수업을 못하셔서 내가 대신 신청하게 되었기에 나의 노력이라 보긴 어렵지만, 사실 알고 있다. 학교다닐때 컴퓨터관련 자격증을 취득해둔 것. 그리고 이거 따서 쓸 곳이 있을까 의심했던 그 자격증과 피곤을 무릅쓰고 스마트폰 영화제에 출품하며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맺은 인연들을 유지하지 않았다면 결코 내게 오지 않았을 기회라는 것을.
새벽에는 밭을 일구는 농부로, 낮에는 살림을 도맡는 주부로 살아가지만, 이제 나에게는 '선생님'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이 생겼다. 여전히 사람들을 만나고 온 날은 에너지가 바닥나고 침대에 쓰러지듯 눕게 되지만, 그 피로감의 결은 이전과 다르다.
사실 무엇하나 완벽하진 않다. 농사도 겉핥기식이고 집도 항상 어수선하고 아이들에게도 항상 미안하고. 강의도 욕심만 많아서 어려워 하시는 모습보면 욕심을 버리자~하고 싶은데.
이런 나의 하루하루가 쌓여서 경험과 바탕이 되는것을 알기에 오늘도 나는 묵묵히 내 일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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