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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같이 안되는 일들

by 연연입니다 2026. 4. 20.

​2년 전,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창업 교육장에서 나는 처음으로 'AI'라는 단어를 만났다. '챗지피티'를 '챗지티피'라고 발음할 정도로 문외한이었지만, 무언가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밤을 새워 공부했다. 민간 자격증이라는 게 정말 의미가 있을까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배운 게 아까워 악착같이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 그때의 내 목표는 소박하면서도 절실했다. 블로그에 애드센스를 달아 단돈 얼마라도 수익을 내는 것이 하루 두세시간 투자로 수익이 가능한 일이었다.

​주부의 삶은 역설적이다. 시간은 많은 것 같은데 정작 '내 시간'은 없다. 더군다나 나는 새벽부터 밭으로 나가야 하는 농부다. 낮에는 살림이 기다리고, 저녁이면 시어머니와 함께 두 세 시간씩 이어지는 긴 저녁 식사를 가진다. 빨리 저녁시간이 끝나야 아이들 씻기고 설거지하고 공부봐주는데...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일상을 공유하는 그 시간은 소중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조급하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도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는 누워서 할 수 있으니까 이것만큼 좋은 시스템이 없다.

그렇게 몇번의 실패는 했지만 교육생중에 1등으로 애드센스를 등록할 수 있었다. 이제 월천은 금방이다 했는데!!
​현실은 냉혹했다. 2년이 지난 지금, 꾸준히 글을 쓰지 못한 내 애드센스 수익은 고작 7달러가 채 되지 않았다.
이 금액은 출금도 할 수 없는 금액이다. 하지만 인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수익화에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쌓인 지식은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자산이 되어 있었다.
​작년에는 교육 현장에서 보조강사로 활동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고, 올해는 우연한 기회에 시니어 대상 컴퓨터 수업의 주 강사 자리를 맡게 되었다.사실 전에 하시던 강사님이 사정상 수업을 못하셔서 내가 대신 신청하게 되었기에 나의 노력이라 보긴 어렵지만, 사실 알고 있다. 학교다닐때 컴퓨터관련 자격증을 취득해둔 것. 그리고 이거 따서 쓸 곳이 있을까 의심했던 그 자격증과 피곤을 무릅쓰고 스마트폰 영화제에 출품하며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맺은 인연들을 유지하지 않았다면 결코 내게 오지 않았을 기회라는 것을.

​새벽에는 밭을 일구는 농부로, 낮에는 살림을 도맡는 주부로 살아가지만, 이제 나에게는 '선생님'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이 생겼다. 여전히 사람들을 만나고 온 날은 에너지가 바닥나고 침대에 쓰러지듯 눕게 되지만, 그 피로감의 결은 이전과 다르다.

사실 무엇하나 완벽하진 않다. 농사도 겉핥기식이고 집도 항상 어수선하고 아이들에게도 항상 미안하고. 강의도 욕심만 많아서 어려워 하시는 모습보면 욕심을 버리자~하고 싶은데.
이런 나의 하루하루가 쌓여서 경험과 바탕이 되는것을 알기에 오늘도 나는 묵묵히 내 일을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