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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에게 친구가 생겼어요"를 출판하기까지

by 연연입니다 2026.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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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처음 그 말을 꺼낸 건, 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엄마, 나는 친구가 없어."

 

별거 아닌 듯 말했지만, 그 눈빛은 속상함으로 가득했다. 부끄럼이 많은 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먼저 말 걸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엄마가 교실 안까지 따라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곁에 앉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아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며칠을 고민하다, 나는 A4용지를 꺼냈다.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썼다.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우리 아이 같은 아이가 주인공인, 작은 이야기. 친구가 없어 혼자였던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 페이지를 넘기며 아이에게 읽어주었다. 책 때문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날부터 아이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말수가 늘었고, 표정이 밝아졌다. "엄마, 오늘 그 애랑 사마귀 얘기 했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몰래 눈물이 날 뻔했다. 종이 몇 장에 불과한 그 작은 책이, 아이의 닫힌 마음을 조금씩 열어주고 있었다.

그때 문득 생각했다. 나 같은 엄마가 또 있겠구나.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라 막막하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어서 안절부절하는 엄마들. 그 엄마들에게 이 이야기를 건네주고 싶었다. 아이에게 건넸던 것처럼.

그렇게 시작된 작업이 꼬박 1년이 걸렸다. 처음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전자책 등록 방법도, 그림을 다듬는 것도, 하나하나가 낯설고 어려웠다.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생각했다. 우리 아이도 느렸잖아. 느리지만, 결국엔 해냈잖아.

나도 그러면 되는 거잖아.

그리고 마침내, 2026년 4월 22일. 《레오에게 친구가 생겼어요》가 세상에 나왔다.

책 표지 속 레오는 꽃밭 길 앞에 쪼그려 앉아 수줍게 웃고 있다. 그 얼굴이 영락없이 우리 아이다. 그 길의 끝에 어떤 친구가 기다리고 있을지, 아직 모르지만 그래도 걸어가 보는 아이. 나는 그 아이가 너무 좋고, 그 아이의 엄마인 내가 오늘은 조금 자랑스럽다.

느려도 괜찮다. 언젠간 너와 이 엄마는 해낼 사람들이니까!!! 사랑해 나의 아들 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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